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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R 2015. 1. 14. 00:47

쓔님 달성표 보상



 






감은 눈 위로 햇빛이 쏟아지는 것이 느껴져 민호는 눈을 떴다. 울어서 퉁퉁 부어버린 눈은 제대로 뜨는 것조차도 힘들었다. 그리고 밤새 땀을 흘려 이불에 닿는 끈적한 느낌마저도 그를 불쾌하게 만들었다. 안 일어나져. 라고 말하려던 입에서는 바닥을 박박 긁어대는 듯한 걸걸한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뉴트, 뉴트. 쇠가 삐걱거리는 목소리로 찾는 이름의 주인공은 바로 어젯밤 민호를 이렇게 만들어버린 장본인이었다.


 도대체가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정신을 놓아버릴 수가 있는지, 어젯밤의 기억은 가물거렸지만 순간순간 기억나는 이미지들만은 스냅샷들처럼 선명했다.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몰아치듯 달려들던 금발의 머리통과 손쉽게 벗겨져 나가는 정장들. 그리고 구두와 양말을 채 벗기도 전에 그렇게 현관의 주황빛 센서등 아래에서 한 번, 그리고 샤워실에서 한 번, 침실에서 두 번. 그렇게 장렬하게 민호는 기절한 것이었다.


 물이 마시고 싶어 자꾸만 입을 뻐끔거렸지만 목소리는 여전히 나오지 않았고 허리에서부터 골반 안쪽까지 은밀하게 관통하는 고통은 그를 꼼짝도 못하게 만들어 침대 밖으로 나올 수 조차 없었던 것이었다. 그것이 괜히 서러워져서 울컥한 느낌에 아랫입술을 앙물고 있는데 바로 벌컥 열리는 방문에 민호가 눈을 번쩍 떴다.

 




일어났어?”

뉴트, . ,”

. 여기 있어.”

 




 어제 같이 섹스해놓고 왜 나만 이렇게 만신창이인거지. 뉴트가 건네주는 물컵을 받아 들 힘조차 없는 민호는 햇빛에 금발이 반짝거리며 밝게 웃고 있는 뉴트를 보며 투덜거렸다. 넌 안 피곤하냐? 네 번이나 하다니. 안 피곤해? 서긴 서냐? 와다다 쏴주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민호를 엎드리게 한 채 쿠션에 기대게 하고 입가에 물컵을 대주는 뉴트의 다정한 행동에 민호는 말없이 물을 마실 뿐이었다.

 




많이 힘들어?”

. 그걸, 말이라고.”

토미에겐 미리 말해뒀어, 오늘은 푹 쉬어도 좋대.”

 




 말해? ? 설마 밤새 섹스했다고 말한 건 아니겠지. 불길한 기분에 민호가 애꿎은 쿠션만 꼭 끌어안자 뉴트는 웃으며 방 안에 놓인 오디오의 전원을 켰다. 잔잔한 팝음악이 햇빛이 잠겨오는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노오란 햇빛은 고소한 보리차의 향이 나는 듯 했다.

 




And I want to drive you crazy, love.

How can I just let go,

If your eyes say yes, but you won't fall in love?




 

 어젯밤의 일로 난장판이 되어버린 방을 정리하며 뉴트는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따라 불렀다. 가사의 내용과 교모하게 교차되는 어젯밤의 일이 떠오른 민호가 괜히 얼굴이 붉어져 쿠션에 볼을 부볐다. 이제 망했어, 오늘은 그렇다쳐도 당장 내일 어떻게 일을 시작한담. 얼굴이 빨개져 다른 생각을 하려 애쓰는 민호의 옆에 다가와 앉은 뉴트가 그의 어깨 위까지 이불을 덮어주고는 이마에 쪽 입을 맞추었다.




 

I'm 'A drive you crazy

Till you be my baby

 




 

 노랫말처럼 다가온 입술은 따뜻한 햇살이 잔뜩 묻어있는 입술과 다시금 마주 닿았다. 뉴트가 웃으며 민호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정리해주었다. 쉬어, 민호. 그 말을 남기고 웃으며 방을 빠져나가는 뉴트의 뒷모습을 보며 민호는 다시금 얼굴이 붉어져 쿠션에 얼굴을 파묻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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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R 2014. 12. 16. 13:37

토마스x잰슨


소년은 굉장했다. 면역인이면서 어렸고, 두뇌도 뛰어났으면서 체력도 강했다. 싹싹하고 예의바르고 잘생겼었다. 그리고 세상 누구보다 이성적이었다. 누구보다 실험체들에게 냉정했으며 모든 실험결과를 완벽에 가깝게 이끌어냈다. 나는 그래서 그를 숭배하기로 했다. 그의 손에서 언젠가 치료제가 나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으며 이 지옥을 구원할 메시아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은 날 보며 웃으며 말했다.





'잰슨 씨. 저는 내일 미로로 갈 거에요.'

'뭐...? 그게 무슨...!!'

'아이들이 저 환경에 안주하고 살아가고 있어요. 이대로 가다가는 실험이 끝이 나질 않아요. 그래서 저는 저들을 구원하러 갑니다.'





메시아는 그렇게 말하며 연구원복을 벗어내고 있었다. 그는 기억을 지우고 실험체가 되기를 자처하고 있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그의 발에 입을 맞추고 싶은 심정이었다. 자신의 흔적들을 정리한 그는 나에게 다가와 웃으며 말했다.





'잰슨 씨. 이젠 나 당신을 기억하지 못할 거에요.'

'......'

'그리고 이 거룩한 실험도 이해 못할 거에요.'

'...토마스.'

'그러니 내가 만약 이 실험을 망치려 한다면.'






잰슨 씨가 날 죽여줘요.




그것은 마치 세례와도 같았다. 그는 나에게 못을 건내주고 그 자신을 십자가에 못박으라 하고 있다. 내 심장 고동이 그의 목소리를 듣는 데 방해가 될 정도로 크게 울렸다.





아시겠죠? 제가 죽으면 잰슨 씨가 이 실험을 꼭 끝마쳐 주셔야 해요.




━위키드는 좋은 일을 하려는 거에요.






* * *





그래서 나는 망치와 못을 잡았다.





"토마스. 난 널 꼭 이 수술대 위로 올릴 거야."





니가 쏜 총알이 내 심장을 찢어내더라도.

니가 내려준 세례명을 품에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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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소과 뉴트x체육과 민호 1


“어쩔 수 없어. 원래 누드모델은 여자보다 남자가 더 구하기 힘들어.”

“그래서 부탁한 거잖아. 여자는 안돼. 남자가 필요하다고.”

“미안. 뉴트, 하지만 이게 내 한계인걸.”

“...그래.”



이것으로 8번째 거절이다. 부모님이 모델 에이전시를 한다고 하길래 조금은 기대했었는데. 미안한 기색을 보이던 뉴트는 문이 닫히자마자 표정을 싹 바꾸었다. 무능하긴. 남자모델을 구해달라고 했는데 2명의 젠더와 3명의 여자를 구해온 것이 전부였다. 애초에 오더사항 자체가 까다로운 것은 인정한다. 영국에서 그것도 키 180이 넘는 동양인 남자 모델.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보수는 두둑하게 준비했기 때문에 조금은 기대했었던 것은 사실이다. 아무튼 무능한 것은 무능한 것이다.


오늘의 모델은 일본인이다. 일본인들은 키가 작고 이목구비가 뚜렷하지 않다. 동양인 모델 중 뉴트의 요구사항과 가장 동떨어진 인물이다. 심지어 여자. 그래도 예의상, 차 한 잔을 먹이고 돌려보냈다.




아이작 뉴트. 거의 프로급으로 모델을 가리는 이 남자의 정체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뉴트는 자기 자신을 이렇게 정의했다. 부잣집 예술가 지망생. 그의 아버지는 거대한 무역회사의 수장이었다. 그의 위로는 세 명의 형제가 있었고 덕분에 그는 회사 경영권이라느니, 재산 분쟁이라느니 하는 것에 대해서 조금은 자유로울 수 있었다. 재산 그 까짓 거, 몇 푼 못 받는다 하더라도 죽을 때까지는 먹고 살 수 있는 양이었고, 그는 한 예술대학에서 조소를 전공하며 경영에는 확실하게 등을 진 상태였다. 아무튼 그는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면서 돈도 헤프게 쓸 수 있는 남들이 꿈꾸는 삶을 사는 중이었다.


그러다 어쩌다보니 그도 어느 새 졸업을 앞두고 있었고, 졸업 전시회를 앞두고 그는 일생의 걸작을 만들기로 결심한 것이었다. 뭐, 결심만으로 걸작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는 일단 자신의 이상 속에서나 존재하는 육체와 가장 비슷한 사람을 찾기 시작했다. 물론 쉽지 않았다. 예상했던 것이었고 그렇게 3개월이 흘렀다. 이러다 졸작을 만들지 못해서 졸업을 못하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했다.




"그러니까 이제 고집 좀 적당히 부리라고. 졸업 안 할거야?“

“오기가 생겼어.”

“돈으로도 할 수 없는 게 있다, 라는 교훈이라도 얻고 당장이라도 그만두라니까.”



이제 그에게는 동기의 잔소리를 흘려들을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눈만 감으면 생생하게 보이는 이상적인 육체를 실제 두 눈으로 볼 수 없다니. 그것을 보고 만져볼 수만 있다면 정말로 희대의 역작이 탄생할 수 있을텐데. 따위의 창작의 푸념들은 담배꽁초 마냥 쌓여갈 뿐이었다. 까짓 거 학교 1년 더 다닌다하더라도 뭐라 할 사람도 없고, 졸업장을 따지 않는다 하더라도 뭐라 할 사람 역시 없었다. 그런데도 3개월 동안 그 고생을 해가며 모델을 찾아다닌 이유는 그저,


그로써는 정의할 수 없는 감정이었다. 예술가로써의 불타는 예술혼이라고 하기에는 무엇인가가 부족했고, 졸업장을 따내기 위한 학생의 감정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축축했다. 이제는 거의 다 모양을 잡아가는 동기들의 작품을 무미건조하게 바라보며 뉴트는 전공실을 빠져나왔다.



캠퍼스를 걸으며 한 손으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던 뉴트는 6번째 찾아갔던 에이전시에서도 그런 모델은 찾을 수 없다며 미안하다는 내용의 문자를 받았다. 일주일 전에 만났던 동양인 모델은 너무나도 말랐고 이틀 전에 만난 모델도 마찬가지였다. 정말 이상은 이상이기에 이상인걸까. 그가 바라는 이상 속의 육체는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한숨을 쉬며 핸드폰 화면을 끈 뉴트가 그것을 주머니에 우겨넣었다.



이제 그의 이상 속의 육체는 뉴트의 꿈에까지 나타나 그를 괴롭힐 정도였다. 이렇게 가다가는 보지도 않고 조소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를 것만 같았다. 그렇게 7번째 에이전시에도 오더를 하며 캠퍼스 한 가운데의 운동장을 지나던 뉴트가 그대로 무엇인가에 홀린 듯 자리에 멈추어섰다. Hello, Hello? 당황한 기색의 목소리가 수화기를 타고 넘어왔지만 그는 이내 매정하게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리고 냅다 운동장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I got it!! 그렇게 소리치며 뉴트가 붙잡은 것은 운동복 차림의 한 체육학과 학생이었다.





* * *


대학을 안가서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드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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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R 2014. 11. 9. 20:20

늍민) 쓔님께

제 사랑 쓔님에게.

쓔쓔쓔쓔쓔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캡쳐 지워주세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



아, 오늘도 왔다. 꽃꽂이를 하던 한나는 꽃집 유리문을 밀고 들어오는 남자의 모습에 자리에서 일어섰다. 한나가 이 꽃집에서 일하기 시작한 이후로, 매일 아침 매일 같이 꽃집에 오는 남자가 있었다. 그가 사는 꽃은 늘 같았고, 그가 오는 시간도, 그리고 그 꽃을 받는 사람도 전부 같았다. 게다가 굉장한 미남이었기 때문에, 저 꽃을 받는 사람은 누구일까 상당히 배아플 정도로 부러웠다. 한나가 웃으며 인사하자, 남자도 웃으며 대꾸해주었다.



"오늘도 오셨네요."

"네, 내일도 올 거에요. 같은 걸로 주세요."



웃으며 하는 그 말에 한나도 웃으며 그에게 꽃다발을 건내주었다. 꽃다발이라고 하기에는 리본같은 장식 하나 없이 그저 종이가방에 넣은 것이 전부였지만 그 모든 것이 그의 오더사항이었다. 꽃은 백합과 안개꽃. 그러면 그는 늘 종이가방에 든 백합과 안개꽃을 품 안에 안고 자전거 짐칸에 실은 뒤에 골목 끝으로 사라졌다. 오늘도 종이가방 안에 든 꽃들의 상태를 확인하는 그에게 한나는 용기를 내어 물었다.



"저기, 연인 분에게 선물하시나 봐요...!"

"아, 네. 그렇죠."

"매일 그렇게 꽃 선물 받으면 기뻐하실 거 같아요."

"하하, 그렇지도 않아요."




왜일까. 한나는 그의 말에 놀라서 곰곰히 생각했다. 설마 백합이랑 안개꽃을 싫어하는 건 아닐까. 장미처럼 화려한 꽃을 좋아하는 사람일지도 모르니까. 그런 한나의 말에 남자는 여전히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나즈막하게 답했다.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제가 이 꽃을 선물하는 건 의미가 있어서요."

"아... 부럽네요. 저도 그렇게 사랑받고 싶어요."

"부럽나요?"



한나의 말에 남자는 웃으며 가방에서 백합 한 송이를 꺼내어 한나의 귀 뒤에 꽂아주었다. 한나는 얼굴이 확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얼굴이 빨개져 그녀의 금발을 뒤로 넘기며 우물쭈물 말했다. ...애인 분이 질투하실거에요. 그녀의 말에 그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유리문을 반쯤 연 채로 답했다.



"그럴 일은 없어요. 워낙 저에게 관대해서."



그는 그 말을 마지막으로 꽃집을 나서 자전거 짐칸에 꽃이 가득 들어있는 종이가방을 실었다.



* * *



뉴트가 응접실로 들어섰을 때, 민호는 오늘도 의자에 묶인 채로 의자 채 바닥에 쓰러져있었다. 오늘도 뉴트가 나가는 시간에 맞추어 탈출하기 위해 몸부림을 친 모양이었다. 뉴트는 그런 민호를 내려다보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그는 곧 능숙하게 의자 채 그를 일으켜 세웠다. 의자에 묶인 손목은 발갛게 일어나다 못해 피가 배어나오고 있었다. 뉴트는 가슴이 찢어진다는 듯 슬픈 표정을 지었다.



"얌전히 있으랬잖아. 피도 나고."

"......"

"배고프지? 조금만 기다려."




응접실을 나선 뉴트는 곧 접시 위에 꽃을 가득 담아서 응접실로 돌아왔다. 안개꽃이 풍성하게 둘러진 접시 가운데에는 백합이 대가 잘린 채로 수북히 담겨 있었다. 그 하얀 덩어리는 마치 그의 광기와도 같아보였다. 그는 미쳤다. 아주 새하얗게. 민호는 그것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마치 스테이크처럼 접시 위에 자리를 잡은 꽃이 그의 앞에 놓여졌다. 설사 그것이 스테이크였다 하더라도 민호는 그것을 먹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지금 손이 의자에 묶여서 꼼짝도 못하는 신세였기에, 말없이 뉴트를 쳐다만 보는 민호의 모습에 뉴트는 속상하다는 듯 얼굴을 구기며 포크를 입가에 대었다.



"입맛이 없어? 먹지를 못하네."

"......"

"민호. 너 요즘 너무 말랐어."




민호는 자신이 죽어 부검을 하기 위해 배를 가른다면 꽃이 가득 차있을 것만 같았다. 가장 아름다운 시체를 만드는 것이 그의 목적이라면 목적은 아마 달성되었을 것이다. 이제 백합과 안개꽃만 봐도 그 쓴맛이 입에 감도는 것만 같았고, 그 향이 모든 오감을 차단시키는 것만 같았다. 뉴트가 포크를 들어 큰 백합송이를 찔러 민호의 입가에 대주었다. 민호가 그것을 물끄러미 쳐다보자 뉴트는 먹으라는 듯 고갯짓을 했다. 민호는 물을 먹지 못해 갈라진 입을 벌려 억지로 꽃을 입에 담았다. 뉴트는 그 광경을 황홀하다는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민호는 접시를 반도 비우지 못하고 꽃을 토해내었다. 몸이 의자에 묶여 있으니 고개를 숙이고 개워내는 짓도 할 수 없었다. 이에 씹히고 짓무른 꽃잎들이 그의 입가로 터져나왔다. 뉴트는 포크를 던지고 의자를 박차고 민호에게 달려왔다. 콜록콜록 기침을 하는 그의 턱을 닦아내준 뉴트가 그의 무릎에 떨어진 짓무른 꽃들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왜... 매일 백합을 먹는데..."

"......"

"너는 다시 순결해질 수 없어?"

"......"

"왜... 첫 섹스의 상대가 내가 아니야?"

"......윽,"



뉴트가 손가락을 민호의 입에 쑤셔넣었다. 목젖을 건드리는 거친 손짓에 민호는 구역질을 참지 못하고 나머지 꽃들도 전부 게워내었다. 뉴트는 악을 쓰듯 소리쳤다. 토해, 토해, 니 안에 있는 그 새끼를 전부 토해내라고!! 광기 어린 그 모습이 가여워서 였는지, 아니면 구토감에 유발한 것이었는지는 몰라도 민호는 눈물을 흘렸다.


저도 모르게 몸을 버둥댄 탓일까. 민호가 정신이 들고 뉴트가 진정했을 때, 그는 다시 의자에 묶인 채로 바닥에 쓰러져있었다. 의자 다리는 아예 반토막이 난 채로 부러져 있었다.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며 뉴트는 의자와 민호를 연결한 줄을 옆에 떨어진 편지 봉투 칼로 끊어내었다. 민호는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다시 방바닥을 굴렀다. 그런 민호를 바라보던 뉴트는 칼으 손에 든 채로 그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내가 알아. 너는 순결해."

"....."

"너는 백합과 안개꽃으로 가득 차있으니까. 그렇지?"



민호는 아마 제가 뉴트처럼 미쳤더라면 그에게 노란 장미를 선물해주었을 것이다. 민호의 몸 위로 올라탄 뉴트는 웃는지 우는지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의 셔츠를 봉투를 뜯어내듯 뜯어내기 시작했다.



"넌 내 처녀야. 민호."

"....."

"그 처녀성도 내 것이고."

"......"




그리고 이젠 그가 백합과 안개꽃의 식사를 시작하려고 하고 있었다.




* * *




한나는 오늘도 꽃집 문을 열고 들어오는 남자의 모습을 보았다. 어제보다 더욱 밝아보이는 표정이었다. 한나는 미리 준비해둔 백합과 안개꽃이 담긴 종이가방을 그에게 건내주었다. 그런데, 오늘은 의외로 그가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봉투를 그녀에게 다시 돌려주었다.




"미안해요. 오늘은 다른 꽃을 사려구요."

"아, 정말요?"

"네. 이제 백합과 안개꽃은 사지 않을 거에요."




그리고 그가 가리킨 것은 빨간 장미였다. 리본을 둘러드릴까요? 하는 한나의 질문에 남자는 첫날이니까, 그렇게 하죠. 하며 특유의 미소를 지었다. 한나가 정성스럽게 포장한 꽃다발을 받으며 남자가 그녀에게 물었다.




"당신은, 애인이 있나요?"

"아니요."

"얼마 동안 없었어요?"

"대학에 들어온 이후로 계속이요."

"저런,"




남자는 꽃병에 꽂혀있는 수국을 한송이 꺾어 그녀에게 건내주었다. 풍성한 수국 송이를 받은 한나가 멍하니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럼, 내일 또 봐요."




그렇게 말하며 그는 처음으로 붉은 장미꽃 다발을 품 안에 안은 채로 꽃집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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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R 2014. 11. 8. 22:01

전력 60분 _ 분노 (토미노?)



그리버에게 찔렸다.



정신을 잃기 전 기억은 선명하지 않았지만 민호는 자신이 그리버에게 찔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정신을 차린 지금 자신이 이렇게 감성적인지, 설명할 수 없을 테니까. 치프러너라는 자리에 앉아 누구보다 이성적이라고 자부했던 자신이었는데 지금 몸 안으로 밀려들어오는 감정의 물결에 민호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도대체, 이건 무엇일까. 그리고 2차적으로 밀려오는 육체적인 고통에 민호는 입 밖으로 아무 말이나 내뱉었다. 그 중에는 알비, 뉴트도 있었고, 그리버가, 나를, 아파, 따위의 문장으로 완성되지 못한 단어의 것들도 있었다. 아파, 아파, 결국 하나의 단어만을 외치던 민호의 앞에 누군가가 나타났다.


가로 세로 격자의 너머로. 그제서야 민호는 자신이 구덩이 안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느낌이구나. 벤도 이랬을까? 몸 안에 들어차는 고통과 감정들에 질식해가며 그렇게 죽어갔을까? 민호, 내 말 좀 들어줘. 그의 마지막 말이 귓가에 아른거리는 것만 같았다.



 "민호."



...누구지. 시야는 흐려지다 못해 아예 보랏빛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민호가 눈을 가늘게 뜨고 촛점으 맞추려 안간힘을 썼다. 익숙한 인영. 민호는 분명 그를 알고 있었다. 아, 으, 뻐끔거리는 입이 언어를 찾으려 기어다니고 있었다. 민호, 다시 한번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에 뇌 속 어딘가에서 느릿하게 단어 하나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토마스.



남자의 이름은 토마스였다. 글레이드에 마지막으로 들어온 신참이었고, 벤의 공백을 채워주던 남자. 그 날도 그와 함께 미로를 달렸다. 그리고, 그리고, 미로에 갇혔다. 그리버가 쫓아오고, 알비가, 단편적인 기억들이 하나의 그림으로 맞춰지기까지 평소보다 배의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자신의 뇌가 잠기는 듯한 감정의 파도는 여전히 민호를 괴롭히고 있었다. 감정은 계속해서 이성을 흐트려놓았고, 그리고 그 흩어진 이성 사이로,



기억이 밀려들어왔다. 민호 본인조차 자각하지 못했던 기억들이 뇌수처럼 들어차는 것만 같았다. 처음보지만 익숙한 공간들. 그리고 앳된 얼굴의 글레이더들이 보였다. 뉴트도, 알비도, 갤리도, 벤도 다 있었는데 그들의 모습은 이상하게 앳되어 있었다. 그리고 유리벽 너머로. 토마스가 있었다.



 - 위키드는 좋은 일을 하는 거야. 민호.




처음보는 토마스의 표정이었다. 3년전의 민호는 그렇게 말하는 토마스를 향해 주먹을 날리고 있었다. 그리고 제어당했고 팔에는 진정제가 억지로 투여되었다. 다음 미로 프로젝트에는 그를 보내는 것이 좋겠어요. 하는 목소리에 토마스가 뭐라뭐라 반박하는 목소리가 아득해지며 그의 기억은 그대로 끊겨버렸다.



"민호?"



그리고 다시 정신이 들었을 때, 그는 구덩이 안에 있었다. 볼을 타고 흐르는 축축한 무엇인가는 과거의 기억이었고, 3년 전의 글레이더들이었으며, 민호 자신이었다. 벤이 그리버에게 찔렸을 때, 그가 헛소리처럼 하던 소리가 무슨 말이었는지 이제 이해할 수 있었다. 이제 그는 자신의 몸에 가득차는 이 감정들을 정의할 수 있었다.


분노다. 이건, 아주 새빨간.




"...결국 너도 다 기억해버렸구나."

"이 개자식! 여기로 들어온 목적이 뭐야!"




악에 받쳐 소리치는 그의 목소리는 마치 짐승의 것처럼 이리저리 갈라져 있었다. 그리고 속이 메슥거리는 느낌과 함께 상체를 숙인 민호는 연신 피를 토해내었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입을 틀어막은 민호는 자신이 미쳐가는 이 순간 속에서 시뻘건 분노를 토해내고 있었다.




"목적이라, 그걸 설명하면 니가 이해할 수 있을까?"

"닥쳐, 이... 개 자식..."

"민호,"





위키드는 좋은 일을 하는거야.




나즈막하게 말하는 그의 목소리 너머로

벤의, 알비의, 갤리의, 뉴트의 비명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아서 민호는 엎드린 채로 귀를 틀어막았다.







* * *


전력 30분...ㅋ....

안하려고 했는데 저의 분노를 방출할 곳ㅇㅣ 피료했어요...

맥락이 안맞을 수 있어요... 나는 붕노했으니까...

영화 스포일러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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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R 2014. 11. 1. 22:01

늍민 Son of bitch _ 2



그러니까, 그를 처음 보았을 때는, 마치 동화책에 나오는 요정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러니까 그가 요정이 아니란 걸 깨달은 이유는, 그의 입에 물려진 담배와, 얼굴과 어울리지 않게 걸걸한 입 때문이었다. 가게의 탑 쓰리 안에 드는 창녀들보다도 더 예쁜 외모를 가진 그의 이름은 뉴트였다. 아이작 뉴턴에서 따왔다던 그의 이름이 그의 본명인지 아닐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아무튼 그는 요정같이 아름다웠다. 아마 그가 요정이었더라면 그는 하수구의 요정쯤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그가 하는 일은 상당히 저급하고 더러운 일이었으니까. 흔히 말하는 깡패, 골목의 관리자. 그러니까 민호의 어머니 소유의 이 가게를 관리하는 것은 그의 몫이었다. 항상 웃는 얼굴에 요정같은 금발머리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의 몸에는 자잘한 상처와 흉터들이 가득했다. 그걸 민호가 어떻게 아느냐면,




"꼬맹아. 너무 늦었잖아."




씻었는지 안씻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드로즈만 입은 채 침대에 누워있던 그가 민호가 룸에 들어서자마자 몸을 일으켜 손을 흔들었다. 민호는 그런 그의 모습을 멍하니 보다가 침대에 천천히 걸어가 걸터앉았다. 그러자 그가 웃으며 몸을 기대어왔다. 민호도 이제 그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애정결핍에 기복이 심한 그의 성격은 그저 동정하고 사랑해주면 원만하게 넘어갈 수 있다. 전에 없던 쇄골 근처의 상처에 시선을 못 떼며 민호가 그에게 옆에 개어진 이불을 둘러주었다.




"오늘은 무슨 일 없었어?"

"없었어요."

"학교에서 창녀 아들이라고 놀리진 않고?"




대답은 안했다.




"내가 혼내줄까?"

"아니요."

"니가 말만하면, 바로 학교를 옮기게 해줄 수도 있는데."

"안그래도 마녀의 아들이라는 소리 듣는데, 그 소문이 더 심해지는 건 싫어요."





흐음, 그는 긍정도 부정도 내비치지 않았다. ...누나들 좀 그만 때리면 안돼요? 그의 말에 뉴트가 민호를 빤히 쳐다보았다. 너 하는 거 봐서. 그가 할 수 있는 가장 불쌍한 말이었다.


창녀들이 민호를 예뻐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그가 뉴트를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기 때문이었다. 왜인지는 몰라도 뉴트는 민호에게는 관대했으며 그가 하는 말이라면 웬만한 것들은 다 들어주는 편이었다. 예를 들자면, 이런 것이었다.





비가 오는 날이었다. 모두가 나른해지는 탓에 주의력이 흐려지는 날이었다. 오늘도 창녀 하나가 세찬 빗줄기 사이를 달려나가다 잡혀서 끌려왔다. 젖은 머리에 덜덜 떨리는 입술. 역시나 입은 셔츠가 죄다 젖어서 몸에 달라붙고 금발도 어수선하게 젖어버린 뉴트가 그녀의 뺨을 갈기었다. 이 시발년아, 도망은 왜 가? 도망치면 우리가 못 잡을 줄 알았어? 어? 그의 목소리가 높아질 때마다 여자의 비명소리와 함께 파열음이 울렸다. 방 안에서 수학 문제를 풀던 민호가 책을 덮고 일어났다. 달칵. 하고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공포에 질린 다른 창녀들이 안도하는 표정을 짓는다. 뚜벅뚜벅 걸어나간 민호가 다시금 여자를 때리러 치켜든 뉴트의 손을 턱 잡았다.





"...그만."

"후으,"

"그만해요..."

"...꼬맹아."

"제가 잘 타이를테니까..."





물론 그의 표정은 불만족스럽다. 마치 자기 몫의 쿠키의 양이 마음에 안드는 어린 아이의 표정이었다. 지독한 결핍. 그리고 그걸 갈구하는 눈빛에 민호가 천천히 그에게 다가가 키스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민호의 뒷목을 휘어잡은 뉴트가 더욱 깊게 그에게 달려들었다. 손을 뻗어 그의 코를 막자, 숨이 막힌 민호가 그에게서 빠져나가기 위해 몸을 비틀었다. 허어억, 숨이 넘어가기 직전 민호를 놔준 뉴트가 저에게 축 늘어진 채 숨을 몰아쉬고 있는 민호를 끌어안고 창녀의 어깨를 걷어찼다.




"씹년. 다시는 도망치면 몸을 조각조각 찢어서 니년 빚을 갚아버릴거야."

"흐으윽...."

"이 년 독방에 가둬서 물도 주지마."




그렇게 뉴트는 민호의 어깨에 팔을 두른 채 보이는 방 아무데나 들어가고, 창녀들은 쓰러진 여자를 일으켜 세운다. 그나마 민호가 있었기에 이 정도로 끝난 것이다. 예전에는 민호가 학교 간 사이에 그에게 맞아 반 불구가 되었던 여자도 있었다. 여자들 모두가 자기 자신이 비겁하다는 걸 알고 있다. 그녀들은 민호를 이용해먹는다. 자신들을 위로하는데에, 그리고 그를 통제하는 것에. 그리고 민호는 그것에 대해서 한번도 불만을 내비친 적이 없었다.


방 안에 들어오면 그는 멍한 표정으로 침대에 앉아있는 민호의 허벅지를 베고 눕는다. 눈동자는 텅 비어있다. 그는 지독하게 결핍되어있었다. 그의 존재 자체가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민호는 그가 불쌍하다. 그도 그것을 알고 있다. 그것이 그가 민호를 차별하는 이유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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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R 2014. 10. 26. 20:06

늍민 Son of bitch _ 1

이 세상 모든 광원이 붉은 색인줄만 알았다. 긴 복도는 어린시절 그가 달리던 하나의 트랙이었고 그곳에서는 늘 역겨운 비린내와 함께 담배냄새가 진동을 했다. 그것 또한 세상의 일부라고만 생각했다. 괴롭게 외쳐지는 여성의 교성과 헐벗은 여성의 몸. 그것이 일상이었지만, 기름진 뚱뚱한 남성의 육체는 익숙해지지 않고 언제나 역겨움을 일으켰다. 고등학교에 진학하고서야 알았다. 그가 살아온 그 세상이 얼마나 추악한 세상인지. 여자 형제들처럼 지냈던 여성들이 얼마나 불쌍한 존재인지. 그의 어머니가 무슨 사람인지.





그의 집은 사창가였다.





그는 그대로 자라났다. 교복을 입은 채로 방 안에 앉아 아무렇지도 않게 숙제를 한답시고 연필을 놀린다. 여성의 교성이 방음이 안되는 벽을 타고 흘러들어와도 그는 신경쓰지 않는다. 모든 것이 그의 생활 환경이다. 학교라는 평범한 공간에서조차 그는 검은 눈동자에 검은 머리카락, 노란 피부를 가졌다는 이유로 벽 밖에 놓였다. 평범한 곳에서의 그는 늘 혼자였다. 같은 나이의 소년들을 그를 마녀의 아들이라고 불렀다. 그럴만도 했다. 그 또래의 어린 소년들이 보기에 아름다운 여성들이 가득한 붉은 조명의 그곳은 마녀들이 우글거리는 커다란 성처럼 보였다.



Minho. 평범한 이름을 가진 소년은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었다. 한국인이었던 그의 어머니는 젊은 시절의 돌이킬 수 없는 실수로 인해서 세상 반대편의 가장 추악한 곳에서 일하고 있다. 그러다 민호를 얻었고 소년은 누구의 축복도 받지 못하고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에게 사창가는 집이었고, 창녀들은 여자 형제들이었다. 아버지는 누군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그는 세상의 먼지들이 모여 만들어낸 구름과 같았다. 구름보다는 스모그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오, 퍼킹. 같은 반 남자애의 입에서 나오던 욕설이 민호의 옆 방에서도 들려왔다. 손은 방정식 공식을 쓰고 있었다. 부조화다.






"민호. 한 대 필래?"

"아뇨."





숙제를 다 마친 그가 밖으로 나오자, 창녀 두어 명이 난간에 기대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에 반해 민호는 아직도 교복 차림이다. 이 근처에서 그나마 명문으로 소문난 학교에 민호가 합격했을때 다들 어찌나 기뻐했는지 모른다. 게중에는 나중에 애를 낳을 거라 말하는 창녀들도 있었다. 미쳤냐는 동료의 말에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왜, 나중에 나도 애 낳았는데 민호처럼 클지도 모르잖아. 스모그는 의외로 다른 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있었다. 뿌리부터 썩어버린 시들어버린 희망이었다.


그녀들은 퍽 민호를 예뻐했다. 세상의 모든 남자들을 그녀들을 여자로 대해주지 않았지만 그 어린 소년만은 달랐다. 또래의 소년들이 마녀라고 부르는데도 민호는 우직하게 그들을 사람으로 대해주었다. 민호는 그녀들의 이데아였다. 나도 언젠가, 하는 머나먼 이상의 세계.


그리고 그녀들이 그를 예뻐하는 이유는 또 하나 있었다.




"Minho!"




난간에 기대어 사창가 골목들을 바라보던 민호가 부름을 받고 고개를 돌렸다.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럽고 머리가 잔뜩 헝크러진 창녀 한 명이 그를 부르고 있었다. 게다가 그녀의 볼은 단풍잎이 내려앉은듯 붉게 물들어 있었다. 민호가 놀라서 그의 뺨을 감싸쥐자 그녀는 얼른 그를 재촉하며 실내로 잡아 끌었다.





"무슨 일인데요? 안나, 지금 당신 뺨이..."

"지금 뺨이 문제가 아냐."

"그게 무슨,"

"얼른."






그녀가 잡아 끄는 긴 복도를 따라 걷던 민호가 입을 꾹 다물었다. 그녀의 다음 말이 대충 예상이 되었다.





"Newt가 너를 찾아."






* * *


제목 작명센스 개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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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R 2014. 10. 14. 00:54

호르헤x민호

호르헤는 적어도 치기어린 젊음이 싫지는 않았다. 비겁하게 뒷걸음치거나 여우같이 머리를 쓸 바에는 차라리 어리석을 정도로 치기어린 것이 더 좋았다. 그리고 지금 제 앞에 있는 젊은이도 그런 젊은이였다. 거의 소년의 얼굴을 가진 남자는 어찌나 두들겨맞았는지 동양인 특유의 눈이 퉁퉁 부어 거의 눈동자가 보이지 않을 정도였고 붉은 입술에는 찢어진 상처와 함께 피가 흐르고 있었다. 이 구역 덩치 있는 주먹 꽤나 쓰는 놈들도 제 이름만 들으면 벌벌 떠는데 겁도 없이 저에게 달려든 이 어린 남자가 괘씸하면서도 마음에 든 것이었다.


호르헤는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고 담배에 불을 붙였다. 남자는 양 옆에 붙은 덩치들에게 억지로 무릎이 꿇려 호르헤 앞에 앉혀졌다. 그는 그것이 수치스러웠는지 이를 악문 채로 호르헤를 노려보고 있었다. 아까 같이 쳐들어왔던 놈들은 그를 민호라고 불렀다. 




일단 구둣발로 그의 얼굴을 한대 갈겨주었다. 윽, 하는 소리와 함께 민호가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그리고 가죽장갑을 낀 호르헤의 손이 민호의 머리채를 잡아 올리자 민호는 반항조차 못하고 그대로 몸이 딸려갔다. 무릎을 짚고 일어서려는 다리를 다시금 발로 차서 힘이 못 들어가게 하고 명치를 주먹으로 한 방 때리자 그는 바닥에 털썩 쓰러져서 움직이지 않았다. 호르헤는 개운한 얼굴로 다시 의자에 앉았다.





"어떻게 할까요. 쥐도새도 모르는 곳에 묻어버릴까요?"





민호로서는 예상 가능한 결말이었다. 어차피 이 일을 하면서 오래 살 것이라고는 생각한 적이 없었고 언젠가 이렇게 아무도 모르는 곳에 생매장 당할 것이라고는 예상했던 적이 많았었다. 실제로 그럴 위기도 몇번 겪었었고. 하지만 호르헤의 입밖에 나온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말이었다.








"됐어. 이 참에 사냥개나 한 마리 키워보지, 잘되었어."

"예, 그럼..."

"개목걸이나 매어서 창고에 묶어 둬."






그 말을 남겨두고 그는 유유히 걸어가 사라졌다.







* * *






그렇게 그를 키우겠다던 호르헤의 말은 농담이 아니었다. 몸 여기저기를 두들겨 맞아 앉아있을 기력도 없는 민호는 그야말로 개 목걸이를 목에 건 채로 창고에 가두어졌다. 목걸이는 긴 사슬이 연결되어 창고 기둥에 묶어져 있었고, 굳이 기력이 있었더라도 이 창고를 빠져나가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렇게 이틀을 그곳에 가두어졌을까, 이제 온 몸의 통증은 점점 가라앉아갔지만 그를 괴롭히는 것은 다름 아닌 굶주림과 갈증이었다. 심한 갈증에 목소리조차 못내던 그의 앞으로 쇠가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창고의 문이 열렸다.





"어이. 멍멍이. 집은 잘 지키고 있었나?"





자신을 개 취급 하는 호르헤의 언행에 민호는 대꾸하고 싶었지만 오랜 갈증으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런 민호의 심리를 알았는지 호르헤는 그에게 물을 가져다주었다. 개들이 마시는 물그릇에.






"이게 무슨 미친 짓이야?"





겨우겨우 짜내듯 나온 목소리는 형편없었다.






"물 마시라고. 이거라도 못 마시면 어쩔 수 없지. 널 굶겨 죽일거야."

"씨발. 미친 노인네잖아."

"생각보다 훨씬 멍청하구나. 난 너에게 지금 최대한의 호의를 베푸는거야."

"지랄하지 마."




호르헤는 기분이 살짝 안좋아졌다. 그래서 그는 발로 민호의 명치를 후려쳤다. 민호는 다시금 신음소리를 내며 바닥에서 몸을 새우마냥 웅크렸다. 호르헤가 목을 죄이는 넥타이 매듭을 느슨하게 했다. 그리고는 몸을 숙이고 앉아 민호의 먼지투성이인 턱을 잡아 올렸다.





"애송아. 뭘 믿고 이런 깡을 부리는 거냐?"

"...으윽... 큭..."

"좋은 말로 할 때 물을 마셔. 안 그러면 여기서 배를 갈라 스티로폼 상자안에 너를 조각조각 넣어버리겠어."





호르헤가 손을 놓자마자 민호는 다시 바닥을 굴렀다. 바닥에 부딪힌 머리가 어지러웠다. 후들거리는 팔로 바닥을 짚고 몸을 일으키자 사슬이 절그럭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사실 죽이겠다는 그의 협박에 물을 마시는 것보다는 정말 이대로 물을 안마시면 머리가 어떻게 될 것 같았다. 민호가 고개를 숙여 입을 쭉 빼고 물그릇의 물을 마시자 호르헤가 만족스럽게 웃으며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굿 보이."







다행히 그 뒤로 물은 제때제때 가져다 주었지만 이제 민호는 배고픔에 시달려 몸을 가눌 수가 없었다. 먼지투성이 창고 바닥에 누워 있자면 가끔씩 조직원들이 와 그의 물그릇에 물을 채워주었다. 물로 연명하는 것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대로 계속 먹을 걸 주지 않는다면 다음 번 물을 주러 온 조직원의 목을 물어 뜯을 생각이던 민호의 앞에 나타난 것은 샌드위치를 손에 든 호르헤였다. 며칠만에 보는 음식물에 민호는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켰다.





"먹고 싶어?"




미친 노인네가 사람을 나흘이나 굶겨놓고. 이제 민호는 대꾸할 힘도 없었다. 이번에는 저 미친 남자가 제발 고분고분 제 입에 샌드위치를 밀어넣어주길 바랬다.





"멍. 해봐."

"이런 미친."

"아직도 니가 개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거 같구나."





호르헤가 민호의 목걸이에 연결된 목줄을 잡아 세게 당겼다. 머리에 피가 쏠리는 느낌과 함께 민호가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그리고 다음에는 얼얼한 감각과 함께 고개가 돌아갔다. 뺨을 맞았다. 라는 걸 인지하기까지 꽤나 긴 시간이 걸렸다. 이러다가 정말 죽을 것만 같았다. 민호의 눈동자에 공포가 어리자 호르헤는 다시금 싱긋 웃어보였다.





"아까보다 더욱 예뻐진 눈이구나."

"......"

"어때, 이제 짖을 기분이 들었나?"




"....머, 멍...."

"착한 아이구나."





그리고 그는 다시 민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입에 샌드위치를 넣어주었다.








* * 



리뎀님이 썰어주신 마피아 보스 호르헤 x 상대조직 말단 민호

사실 이 뒤에 배변 플레이라던가

후배위라던가 이것저것 위험한 게 더 있는데

정력이 딸리네요... 그건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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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R 2014. 10. 12. 20:36

[늍민] 데스큐어 읽고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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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R 2014. 10. 10. 21:52

[늍민] 당신이 잠든 사이 _ a

그러니까 달이 동그랗게 뜬 밤이었다.



취침 순찰을 돌고 온 뉴트는 저와 민호 사이에 있는 등불의 덮개를 덮고는 저도 해먹에 올랐다. 보통 민호는 미로를 돌고 왔을 때의 그 피로감에 뉴트가 순찰에서 돌아올 때까지 깨어있지도 못하고 골아 떨어지기 일쑤였다. 하지만 저녁 식전에 먹었던 음료가 문제였던 걸까 그 날따라 잠이 오지 않아 해먹 위를 뒤척이던 민호는 혹여나 뉴트가 걱정할까 뉴트가 돌아오는 타이밍에 맞추어 자는 척을 했다. 뉴트는 자리로 돌아오자마자 민호의 이불을 정리해주었고 주위가 어두워졌다. 그리고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뉴트가 한숨을 쉬는 소리가 들렸다.



보름달은 그 날따라 더욱 크게 떠서 굳이 조명을 켜지 않아도 글레이드 안이 훤할 정도였다. 민호는 그런 글레이드를 멍하니 보다 작게 몸을 뒤척였다. 일미터가 조금 안되게 떨어진 뉴트의 해먹이 눈에 들어왔다. 해먹을 죽 삐져나와 허공에 떠 있는 잔근육이 잡힌 그의 팔뚝에 핏줄이 도드라지는 것을 바라보다가 민호가 스르르 눈을 감았다.





"흐... 윽... 읏,"




한 3분 정도 잠들었을까, 갑자기 들려오는 누군가의 신음소리에 민호가 천천히 눈을 떴다. 이 목소리는 뉴트의 목소리였다. 낮게 신음하는 그의 목소리에 순간적으로 그가 어디 아픈걸까 걱정한 민호였지만 이내, 그 생각은 곧 지워내었다. 글레이드 내에서 밤에 누군가가 끙끙거리는 신음소리를 낸다는 것은 아프다는 것보다는 그들이 그들의 성욕을 해소하는 중이라는 것을 의미했다. 모두가 그것을 다 알고 있었지만 서로를 배려해서 모르는 척 해주고 있었다. 그나저나 늘 골아떨어지기 바빴던 민호가 뉴트의 자위 장면을 마주하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민망해서(ㅡ하필이면 둘다 리더급이라 다른 글레이더들과 해먹도 떨어져있다.) 민호는 그를 위해 자는 척을 하기로 했다.





"으읏...! 윽... 씹, 후으, 윽,"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더욱 빨라질수록 뉴트의 낮은 목소리는 조금씩 들뜨기 시작했다. 민호는 얼른 그의 행위가 끝나기를 바라며 한쪽 눈을 슬쩍 떠보았다. 환한 달빛에 비친 뉴트의 해먹 위에서 그는 한 팔로는 자신의 눈을 가리고 한 팔로는 자신의 아랫도리를 빠르게 비벼대고 있었다. 젖혀진 그의 턱선 아래로 떨어지는 목에 목젖이 빠르게 일렁이자 민망해진 민호가 얼른 눈을 감았다.





그나저나 뉴트도 자위를 하는구나. 따위의 멍청한 생각으로 사고를 전환하기로 했다. 어려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상당히 어른스러운 뉴트라서 민호는 딱히 그가 자위를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어서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점점 그의 호흡이 빨라지자 민호가 저도 모르게 얕은 숨을 내뱉었다. 빨리... 좀 끝내지.





물론 그의 소원대로 그 시간은 오래가지 않았다.




"후... 으읏...! 윽...! 미, 민호...!"





뉴트가 사정을 한 것이었다. 민호의 이름을 부르면서.






하마터면 민호는 헉, 하는 소리를 낼 뻔했지만 애써 태연한 척 하며 입술을 잘근 씹었다. 뉴트가 내 생각을 하며 자위를 하다니..! 민호의 머릿 속이 패닉상태가 된 사이에 숨을 고르며 후희를 즐기던 뉴트가 부스럭대며 몸을 일으켰다. 화들짝 놀란 민호가 다시금 자는 척을 했다.





"씨발... 이젠 하루에 한 번 가지고도 안되네."

"......"

"이게 다 너 때문이라고 인마. 하."





상당히 충격적인 발언을 하며 뉴트가 낄낄거리며 웃으며 민호의 해먹에 손을 벅벅 문지르는 것이 느껴졌다. 몸이 경직된 상태로 있던 민호가 그때 화들짝 놀랐지만 뉴트는 눈치채지 못했는지 수통에 들어있는 물을 대충 손에 부어내리고는 다시금 부스럭거리며 해먹에 올라갔다.






...아무래도 자리를 바꿔야겠다. 민호가 몸을 작게 뒤척이며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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