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쳐따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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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R 2014. 11. 8. 22:01

전력 60분 _ 분노 (토미노?)



그리버에게 찔렸다.



정신을 잃기 전 기억은 선명하지 않았지만 민호는 자신이 그리버에게 찔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정신을 차린 지금 자신이 이렇게 감성적인지, 설명할 수 없을 테니까. 치프러너라는 자리에 앉아 누구보다 이성적이라고 자부했던 자신이었는데 지금 몸 안으로 밀려들어오는 감정의 물결에 민호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도대체, 이건 무엇일까. 그리고 2차적으로 밀려오는 육체적인 고통에 민호는 입 밖으로 아무 말이나 내뱉었다. 그 중에는 알비, 뉴트도 있었고, 그리버가, 나를, 아파, 따위의 문장으로 완성되지 못한 단어의 것들도 있었다. 아파, 아파, 결국 하나의 단어만을 외치던 민호의 앞에 누군가가 나타났다.


가로 세로 격자의 너머로. 그제서야 민호는 자신이 구덩이 안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느낌이구나. 벤도 이랬을까? 몸 안에 들어차는 고통과 감정들에 질식해가며 그렇게 죽어갔을까? 민호, 내 말 좀 들어줘. 그의 마지막 말이 귓가에 아른거리는 것만 같았다.



 "민호."



...누구지. 시야는 흐려지다 못해 아예 보랏빛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민호가 눈을 가늘게 뜨고 촛점으 맞추려 안간힘을 썼다. 익숙한 인영. 민호는 분명 그를 알고 있었다. 아, 으, 뻐끔거리는 입이 언어를 찾으려 기어다니고 있었다. 민호, 다시 한번 들려오는 그의 목소리에 뇌 속 어딘가에서 느릿하게 단어 하나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토마스.



남자의 이름은 토마스였다. 글레이드에 마지막으로 들어온 신참이었고, 벤의 공백을 채워주던 남자. 그 날도 그와 함께 미로를 달렸다. 그리고, 그리고, 미로에 갇혔다. 그리버가 쫓아오고, 알비가, 단편적인 기억들이 하나의 그림으로 맞춰지기까지 평소보다 배의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자신의 뇌가 잠기는 듯한 감정의 파도는 여전히 민호를 괴롭히고 있었다. 감정은 계속해서 이성을 흐트려놓았고, 그리고 그 흩어진 이성 사이로,



기억이 밀려들어왔다. 민호 본인조차 자각하지 못했던 기억들이 뇌수처럼 들어차는 것만 같았다. 처음보지만 익숙한 공간들. 그리고 앳된 얼굴의 글레이더들이 보였다. 뉴트도, 알비도, 갤리도, 벤도 다 있었는데 그들의 모습은 이상하게 앳되어 있었다. 그리고 유리벽 너머로. 토마스가 있었다.



 - 위키드는 좋은 일을 하는 거야. 민호.




처음보는 토마스의 표정이었다. 3년전의 민호는 그렇게 말하는 토마스를 향해 주먹을 날리고 있었다. 그리고 제어당했고 팔에는 진정제가 억지로 투여되었다. 다음 미로 프로젝트에는 그를 보내는 것이 좋겠어요. 하는 목소리에 토마스가 뭐라뭐라 반박하는 목소리가 아득해지며 그의 기억은 그대로 끊겨버렸다.



"민호?"



그리고 다시 정신이 들었을 때, 그는 구덩이 안에 있었다. 볼을 타고 흐르는 축축한 무엇인가는 과거의 기억이었고, 3년 전의 글레이더들이었으며, 민호 자신이었다. 벤이 그리버에게 찔렸을 때, 그가 헛소리처럼 하던 소리가 무슨 말이었는지 이제 이해할 수 있었다. 이제 그는 자신의 몸에 가득차는 이 감정들을 정의할 수 있었다.


분노다. 이건, 아주 새빨간.




"...결국 너도 다 기억해버렸구나."

"이 개자식! 여기로 들어온 목적이 뭐야!"




악에 받쳐 소리치는 그의 목소리는 마치 짐승의 것처럼 이리저리 갈라져 있었다. 그리고 속이 메슥거리는 느낌과 함께 상체를 숙인 민호는 연신 피를 토해내었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입을 틀어막은 민호는 자신이 미쳐가는 이 순간 속에서 시뻘건 분노를 토해내고 있었다.




"목적이라, 그걸 설명하면 니가 이해할 수 있을까?"

"닥쳐, 이... 개 자식..."

"민호,"





위키드는 좋은 일을 하는거야.




나즈막하게 말하는 그의 목소리 너머로

벤의, 알비의, 갤리의, 뉴트의 비명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아서 민호는 엎드린 채로 귀를 틀어막았다.







* * *


전력 30분...ㅋ....

안하려고 했는데 저의 분노를 방출할 곳ㅇㅣ 피료했어요...

맥락이 안맞을 수 있어요... 나는 붕노했으니까...

영화 스포일러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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